'초등학생'에 해당되는 글 4

  1. 2007/09/06 메바21 난 초등 5학년때 뭘했을까.. (2)
  2. 2007/07/19 메바21 거노랑 같이 - 2007년 07월 19일 (4)
  3. 2007/06/22 메바21 거노랑 같이 - 2007년 06월 22일 (2)

난 초등 5학년때 뭘했을까..

일과 경험 | 2007/09/06 14:00 | 메바21
이제 5학년이 된 아들과 아침에 같이 나왔다.
제법 이런 저런 대화도 나눌 수 있게 되었는데,
내가 4,5학년때 뭘했을까 생각해보았다.

그쯤에 짝과 짝 앞의 두 여자애를 좋아했었다.
아직 그애들 이름도 기억나지만... 생략하고..
좋아한다는 표현은 커녕 친절하게 대해준 기억도 없다.

학교 도서관에서 유일한 만화책인 과학학습만화를 보고 있었고,
그쯤에 일본어가 쓰여있는 H 만화를 첨봤었다.
힘껏 별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했었던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 기억이 남는 5학년때 일은
중간 시험인가를 쳤는데,
친구에게 답안을 적은 종이 쪽지를 던져주다,
지나가던 다른 선생님께 걸렸던 일이다.

담임선생님께 불려가서,
어쩜 이런 대담한 짓할 수 있는가 해서 따귀 맞았다.

더구나 알고 보니 담임선생님이 우리 아버지 동네 사시던 분이었다.

보통때 같으면 아버지에게 죽도록 맞았을 일인데,
아버지에게서 벌을 받은 기억은 안난다.

어린 나이에 너무 대담한 짓을 해서,
(요즘 세상은 모르겠지만, 그때는 놀라운 일이었으니)
아이가 무슨 걱정이 있나 해서 야단 안치셨던 것 같다.

기억이 생생한데, 30년이나 흘러버렸네...

7월 8일부터 12일까지 우리 세가족이 해외여행을 했다.

11년만의 해외 여행이고,
건호는 작년에 중국갔다오고 나서 두번째 해외 여행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건호 엄마에게 여행 계획 다 세우고 난 시간내고 결제만 한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출발때까지 동남아쪽인 것만 알고 어디 가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싱가폴, 빈탄(라군 리조트) 코스인데,
패키지 치고는 느슨했다고 하지만
나름 빡빡했다.

건호는 호텔 방에서 자는 것을 좋아해서, 여행을 기대했다.
건호는 rubic's qube 하나 들고 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포공항 면세점에 있는 건호.


출국전 건호 엄마는 인터넷 면세점에서 물건을 샀는데,
인터넷 면세점이 공항 면세점보다 훨씬 싸단다.
공항 면세점에서 건호 엄마가 분홍색 조그만 키플링 가방을 5만원쯤 주고샀는데,
건호가 자기는 안사주면서 투덜거렸다.
가만 보면 엄마랑 똑같이 대우 받으려고 하고, 나를 사이에 두고 질투하는 장면이 종종있다.
너무 투덜대길래 볼잡아당겨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터넷 면세점에서 산 화장품을 들고 있는 건호 엄마(흐뭇). 새로 산 키플링 가방이 보인다.


6시간 동안 비행기타는 것이 상당히 지겨울 법한데,
기내식도 잘먹고
틀어주는 인디아나 존스 비슷한 이름 모를 영화를 열심히 봤다.
건호는 거의 영화광이다.
모든 영화를 다 열심히 본다.

패키지 여행이어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젊은 여자들끼리 오거나 가족끼리 오거나, 커플(부부이거나 아니거나)끼리 오거나 했다.
이쁜 애들이 없어서 좀 실망했는데,
건호는 아랑곳않고,
20대 중초반 여자 세 명으로 팀에 관심 가지기 시작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중. 우리 뒤에 그녀들의 팔다리가 보인다.



싱가폴 도착해서 호텔에서 잤는데, 건호는 맘에 들어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새 공원이랑 시장 등 시내관광 갔다.
시장에서 60원내고 들어가는 화장실에도 들어가 봤다.
인력거(자전거로 끔) 관광 때는 타는 자리가 2인용이어서 건호는 관심가졌던 여자 세 명 팀중
젤 귀여운 타입의 누나와 같이 타서 좀 친해졌다.
싱가폴 내에는 친절한 한국가이드가 있었고, 상점 직원들도 한국말 조금씩 했다.
건호에게 새 공원에서 영어로 아이스크림 사는것 시켜봤는데, 우물쭈물 거렸다.
간신히 사오기는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좋단다.


저녁에 배타고 빈탄으로 들어갔다.
가이드는 현지 사람였는데 한국말 꽤했다.
라군 리조트에서는 한국말 쓰는 사람은 손님들 뿐이었다.
저녁 먹고 일정이 없어서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니,
바닷가에 해양 스포츠 직원 숙소 근처를 지나게 되었다.
"디까"라는 젊은이가 우릴 보더니 서툰 한국말로 다가왔다.
모레속에서 게를 잡아서 건호에게 건네줬다.
우리나라 갯펄에 있는 게보다 2-3배쯤 컸다.
건호가 무서워하면서도 잡아보고는 재밌어 했다.
밤 9시쯤에 풀장에서 물놀이 하는 사람들을 보고 물놀이 하자고 조르는 것을 간신히 말렸다.
가만 보면, 건호랑 건호 엄마 둘다 물을 너무 좋아한다.

아침부터 일어나서 물놀이 했다.

라군 리조트는 어른 풀, 어린이풀 pool 이 두 개인데,
어른풀에서 놀다 어린이풀로 가보니까 사람이 거의 없었다.
미끄럼틀을 독점해서 놀았고, 건호도 미끄럼틀 열심히 탔다.
미끄럼틀은 좀 낮았다.
튜브 가져갔으면 더 재밌을 같았다.
물놀이는 주로 풀장에서 하고, 바다에는 해양 스포츠만 하러 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 좋아한다.


오전에 스노 쿨링(배타고 좀 멀리 나가 산호초랑 물고기 보는거)
오후에 바나나 보트 탔다.

스노 쿨링 갔을 때는 빵을 뜯어주면 물고기가 몰려오는데,
건호는 그 빵(일부 곰팡이 슴)을 물고기 주다가 자기가 뜯어 먹었다.
거의 하나 먹었는데, 엄마가 머라고 하고 놀리니까, 곰팡이 안슨거 먹었다고 큰소리다.
산호초 자세히 보니까 신기했는데(물속이어선지 예쁜색깔은 아니었음), 건호는 물고기 빵만 주다 왔다.

바나나 보트는 따로 모터보트가 있고, 모터보트에 메달린 바나나 모양의 튜브에 5명이 타고 끌려가는 거다. 중간에 일부러 뒤집어서 물에 빠트리는데, 물먹었다고 건호는 맘에 안들어 했다.

리조트 내에서 상점에서 기념품을 샀는데,
또 자기거 안사주냐면서 투덜대길래, 내가 심하게 구박했다.
엄마는 불쌍하다면서 하나 사주자고 해서, 목탁 비슷한걸 3천원쯤 주고 샀다.
사면서 중국거 아니고 인도네시아산 맞냐고 확인하고 샀다.
부실해 보였지만, 소리는 무척 컸다.
나머지 여행 시간 내내 시끄러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밤에 리조트 입구로 나와봤다.


다음날 아침 싱가폴로 갔다.
돌아가는 배에서 건호가 건호 엄마 휴대폰 가지고 놀다가 배에 놓고 내려 버렸다.
(서울에가서 최종확인후 건호는 엄청 구박받고, 건호엄마는 당일 번호이동으로 새폰 장만)
해양공원, 센토사 섬 갔다가, 배타고 저녁 먹었다.
저녁먹기전에 라텍스 파는 곳으로 가이드가 데려갔는데,
건호 베게를 6만원쯤 주고 샀다.(아직도 이게 잘산건지 못산건지 모르겠다)
저녁먹고 선상으로 올라가 싱가폴 야경을 보고는 공항으로 갔다.
사진기 밧데리가 없어서, 거의 못찍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실제 먹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케이블카 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배위에서 본 싱가폴.


돌아오는 밤 비행기에서 보내려니 너무 힘들었다.
공항버스에서 내려서 집에 올라가는 시간이 애들 등교 시간이어서,
건호엄마는 모자눌러쓰고 쪽팔려하면서 집에 왔다.
건호는 학교 안가고 낮 동안 내내 잤다.

어제 거노 엄마가 아침에 아이 가방에서 먼가를 발견했다.

시험지였는데, 점수 옆에 부모 확인을 받아오라는 거였단다.

그게 63점인가를 받은 시험지인데,
거노가 직접 싸인을 해서 선생님께 가져갔다가,
싸인이 부실하니, 다시 받아오라고 선생님이 되돌려 보낸 시험지였단다.

웃긴건 시험지 아래쪽에 싸인을 한번 연습하고,
까맣게 지워놓고는,
시험지 상단에 부실한 위조 싸인을 해갔던 거였고,

선생님은 화살표로 ,
연습했다가 지운 부분 쪽으로 화살표로 표시하고,
다시 받아오라고 메모를 남겼단다.
(거노 엄마왈, "연습하려면, 다른 종이에다 하지..")

거노 엄마는 열받았지만,
아침이어서 별다른 혼을 못내고, 싸인해서 보냈단다.

아빠는 공부 못하거나, 시험 망친 것에 부담주지 않았는데,
엄마가 주는 압박이 신경이 쓰였나 보다 싶다.

이 생각을 혼자 못하고 입밖으로 꺼냈다가
"모두 내 탓이란 말이냐" 고 구박들었다.
싹싹 빌어서 실수를 무마했다.

어쨌든 어제 밤에 엄마가 샤워하는 동안,
한마디 했다.
"시험 못본 것은 중요한게 아닌데,
싸인 위조하는 것은 상당히 나쁜 거니까,
한번 더 걸리면 죽는다."

거노가 한마디 한다.
"툭하면 죽는대. 머 이리 죽는게 많아"

흠.. 그 말두 맞지.
죽일 일은 아니니까.
그래도 한마디 했다.
"그냥 하는 말이자나. 어쨌든 또 걸리면 죽어."

샤워하고 나오니까
11시가 넘었는데,
카드랑 칩을 준비해두고 기다린다.
거노 요즘 포커 치는 재미 붙였다.

일전에 웍샵갔다가,
생전 처음 칩을 써보고는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있어보인다.
거노도 좋아한다.
바둑알 쓸 때보다야 편하고, 있어보이니까.

만원, 5만원, 10만원, 50만원 으로 간주하는 칩을 10개씩 들고 하고,
거노는 50만원짜리 칩을 5개 더 주고 시작한다.

최근 몇번은 다 내가 거노를 오링 시켰는데,
어제는 내가 졌다.
거노엄마가 안재우냐고 목소리가 좀 높아지면,
판이 끝나는 건데,
그 직전 판에서 내가 백스트레이트 들고, 마운틴에 졌었다.
히든에 Q가 들어가서 마운틴으로 날 밟았을 때,
아마 무지 감격했을 거다.

내가 인생을 너무 일찍 가르치고 있나.